셰이프 오브 워터
2017년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작품이다. 샐리 호킨스, 더그 존스, 마이클 섀넌이 나온다.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을 받았다. 델 토로 최고 흥행작이다.
괴물과 사람의 러브스토리다. 말이 안 되는 소재다. 근데 아름답다.
1962년 미국. 냉전 시대. 정부 연구소가 있다.
엘리사(샐리 호킨스)는 청소부다. 말을 못 한다. 어릴 때 목에 상처를 입었다. 혼자 산다. 외롭다.
매일 똑같다. 일어나고, 출근하고, 청소하고, 퇴근하고. 친구는 둘. 이웃 자일스(리차드 젠킨스), 동료 젤다(옥타비아 스펜서).
자일스는 게이 화가다. 일감이 없다. 늙었고, 시대에 뒤처졌다.
젤다는 흑인 여성이다. 남편이 있는데 무능하다.
셋 다 사회에서 밀려난 사람들이다.
수조 속 존재
어느 날 연구소에 뭔가 온다. 수조에 담긴. 남미 아마존에서 잡아왔다.
수중 생명체다. 반인반어. 인간 같기도 하고 물고기 같기도 하다.
스트릭랜드(마이클 섀넌)가 관리한다. 정부 요원이다. 잔혹하다. 생명체를 고문한다. 전기 봉으로 때린다.
엘리사가 본다. 청소하다가. 수조 속 존재를.
무섭다. 처음엔. 근데 눈이 마주친다.
뭔가 통한다. 말 없이.
엘리사가 몰래 찾아간다. 휴게실로 생명체를 데려온다. 먹이를 준다. 달걀. 음악을 들려준다.
생명체가 반응한다. 춤춘다. 엘리사와 함께.
교감이 시작된다. 말 없는 대화.
정부가 결정한다. 생명체를 해부한다고. 소련보다 먼저 연구해야 한다고.
엘리사가 알게 된다. 충격받는다. 구해야 한다.
계획을 짠다. 자일스, 젤다와 함께. 호프스테틀러 박사(마이클 스툴바그)도 돕는다. 사실 소련 스파이다. 근데 생명체를 죽이고 싶지 않다.
탈출시킨다. 엘리사 욕조에 숨긴다.
같이 산다. 엘리사와 생명체가.
사랑한다. 진짜로.
신체적으로도. 영화가 직접적이다. 놀랄 수 있다.
스트릭랜드가 추적한다. 미쳤다. 생명체를 다시 잡으려고.
폭력적이다. 사람을 죽인다. 단서 찾으려고.
시간이 없다. 생명체가 약해진다. 물이 필요하다. 바다로 가야 한다.
만조 때 바다로 보낸다. 부두에서.
스트릭랜드가 나타난다. 총을 쏜다. 엘리사를 맞춘다. 생명체도 맞춘다.
둘 다 쓰러진다.
스트릭랜드가 죽는다. 호프스테틀러가 쏜다.
생명체가 엘리사를 안는다. 물속으로. 치유한다. 마법처럼.
엘리사 목의 상처가 아가미가 된다. 숨 쉴 수 있다. 물속에서.
둘이 헤엄친다. 함께. 물속으로 사라진다.
해피엔딩이다. 동화처럼.
델 토로의 사랑
델 토로가 평생 하고 싶었던 이야기라고 한다. 괴물과 사람의 사랑.
어릴 때부터 꿈꿨다고. <괴물의 늪>이라는 영화 보고. 거기서 괴물과 여자가 사랑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판의 미로>와 연결된다. 테마가. 괴물이 진짜 인간적이고, 인간이 진짜 괴물이다.
스트릭랜드가 진짜 괴물이다. 잔인하고, 공감 능력 없고. 생명체는 온화하다. 사랑할 줄 안다.
사회가 규정하는 괴물과 인간. 그 경계가 모호하다.
색감이 아름답다. 청록색, 파란색, 초록색. 물의 색.
모든 장면이 물 같다. 유동적이고, 부드럽고.
미술이 환상적이다. 1960년대를 재현했다. 자동차, 인테리어, 극장, 옷. 디테일이 완벽하다.
음악도 좋다. 알렉상드르 데스플라 작곡. 로맨틱하고 몽환적이다.
샐리 호킨스 연기가 대단하다. 대사 없이 모든 걸 표현한다. 표정, 몸짓, 수화.
사랑하는 모습, 외로운 모습, 절박한 모습. 다 눈으로 말한다.
더그 존스는 특수 분장 속에서 연기한다. <판의 미로>에서도 그랬다. 몸으로만 감정을 전달한다. 생명체가 괴물 같지 않다. 부드럽다.
마이클 섀넌은 완벽한 악역이다. 냉전 시대의 폭력, 권위주의를 상징한다. 무섭다.
리차드 젠킨스가 좋았다. 자일스가 외롭지만 따뜻하다. 엘리사를 진심으로 걱정한다.
옥타비아 스펜서도 좋았다. 젤다가 수다스럽지만 충실한 친구다.
영화의 핵심은 여기 있다.
엘리사는 말 못 한다. 자일스는 게이다. 젤다는 흑인이다. 호프스테틀러는 소련인이다. 생명체는 괴물이다.
모두 1960년대 미국에서 차별받는 존재들이다.
이들이 연대한다. 서로 돕는다. 생명체를 구하려고.
사회가 규정한 정상에서 벗어난 사람들. 근데 이들이 진짜 인간적이다.
스트릭랜드는 백인 남성이다. 권력 있고, 정상 가족 있고. 사회가 인정하는 사람. 근데 괴물이다.
델 토로가 말하는 거다. 진짜 인간성은 사회적 지위에 있지 않다고. 타인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있다고.
물의 은유도 중요하다.
물은 형태가 없다. 어떤 그릇에도 담긴다. 사랑도 그렇다. 형태 정해져 있지 않다.
인간과 괴물의 사랑. 말도 안 된다. 근데 가능하다. 사랑이니까.
영화 제목이 "The Shape of Water". 물의 형태. 근데 물은 형태가 없다. 그게 포인트다.
사랑도 형태 없다. 정의할 수 없다. 근데 존재한다.
평가와 논란
아카데미 작품상 받았다. 감독상도. 델 토로 최초다.
근데 논란도 있었다. 표절 의혹. <반어인의 사랑>이라는 단편 영화랑 비슷하다고.
델 토로는 부인했다. 모른다고. 우연의 일치라고.
법적으로는 해결됐다. 근데 찝찝한 부분은 남는다.
평단 평가는 좋았다. 로튼 토마토 92%.
관객 반응은 갈렸다. 아름답다는 사람, 이상하다는 사람.
인간과 괴물의 성관계. 불편한 사람 많다. 이해는 된다.
근데 델 토로는 진지하다. 동화로 표현한 거다. 미녀와 야수처럼.
흥행은 괜찮았다. 제작비 2천만 달러, 전 세계 1억 9천만 달러.
델 토로 영화 중 최고 흥행이다.
<판의 미로>보다 좋을까? 모르겠다.
<판의 미로>가 더 날카롭다. 더 잔혹하다. 더 순수하다.
<셰이프 오브 워터>는 더 부드럽다. 더 로맨틱하다. 더 상업적이다.
둘 다 좋다. 다른 방식으로.
<셰이프 오브 워터>는 델 토로가 하고 싶었던 말을 다 한 영화다.
사랑, 타자성, 괴물과 인간. 평생의 주제.
완벽하진 않다. 중반부가 좀 늘어진다. 예상 가능한 부분도 있다.
근데 아름답다. 진심이 느껴진다.
동화 같은 영화다. 어른을 위한 동화.
잔인하지 않다. <판의 미로>처럼. 오히려 따뜻하다.
색감, 음악, 연기. 모든 게 조화롭다.
로맨스 좋아하면 볼 만하다. 판타지 좋아해도.
델 토로 팬이라면 필수다.
괴물 영화 같지만 멜로다. 멜로 같지만 동화다.
장르를 넘나든다. 델 토로답게.
사랑은 형태가 없다. 근데 어디에나 있다.
<셰이프 오브 워터>가 말하는 거다.
물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