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태치먼트
2011년 토니 케이 감독 작품이다. 에이드리언 브로디가 주연을 맡았다.
교사 이야기다. 근데 희망찬 교사 영화가 아니다. 반대다. 절망적이다.
헨리 바스(에이드리언 브로디)는 임시 교사다. 한 학교에 오래 안 있는다. 몇 주, 길어야 한 달. 그리고 떠난다. 관계 맺지 않는다. 누구와도.
새 학교에 간다. 문제 학교다. 학생들은 통제 불가능하다. 교사들은 지쳐있다. 교장(마샤 게이 하든)은 압박받는다. 성적 올리라고, 문제 해결하라고.
헨리는 수업한다. 영어를. 학생들이 안 듣는다. 떠든다. 욕한다. 헨리는... 담담하다. 화내지 않는다. 그냥 가르친다.
한 학생이 폭발한다. 메러디스(베티 가브리엘). 헨리한테 소리 지른다. "당신도 우릴 포기했잖아! 다들 그래!"
헨리는 대답 안 한다. 표정이 없다.
학교가 망가졌다. 완전히.
학생들은 희망이 없다. 집안도 엉망이고, 미래도 안 보인다. 그냥 하루하루 버틴다. 폭력, 마약, 성관계. 어디서나 일어난다.
교사들도 한계다. 파커 선생(제임스 캐런)은 학생한테 욕먹는다. "쓸모없는 늙은이!" 아무 말 못 한다. 집에 가서 운다.
수키 선생(루시 리우)은 미술을 가르친다. 학생들한테 관심을 준다. 근데 혼자 힘으론 안 된다. 너무 많다. 문제가.
교장은 교육위원회한테 공격받는다. "성적이 왜 이래?" "학교 평판이 바닥이야." 교장이 변명한다. 근데 소용없다. 책임자니까.
시스템이 문제다. 성적만 중요하다. 학생의 삶? 관심 없다. 숫자만 본다. 점수, 순위.
헨리는 이 시스템 밖에 있다. 임시니까. 책임 안 진다. 떠나면 그만이니까.
근데... 헨리도 상처받았다.
헨리의 과거
플래시백이 나온다. 어릴 때 헨리.
엄마가 아프다. 병원에 있다. 어린 헨리가 면회 간다. 엄마가 헨리를 안 알아본다. 정신이 혼미하다.
할아버지가 돌본다. 근데 학대한다. 헨리를. 성적으로.
엄마가 죽는다. 헨리 탓이라고 한다. 할아버지가. "네가 스트레스 줘서 죽었어."
헨리는 평생 그 죄책감을 안고 산다.
그래서 거리를 둔다. 모든 것과. 관계 맺으면 상처받는다. 주거나, 받거나.
영화 제목이 여기서 나온다. Detachment. 분리, 거리두기.
헨리는 감정을 차단했다. 자기 보호 방식이다.
길에서 에리카(사미 게일)를 만난다. 10대 소녀. 매춘한다. 돈 벌려고.
헨리가 데려온다. 집으로. 성관계는 안 한다. 그냥 재운다. 먹인다.
에리카가 묻는다. "왜 도와줘?" 헨리가 대답한다. "그냥."
에리카가 헨리한테 의지한다. 사랑한다고 말한다. 헨리는 거부한다. "난 널 도울 수 없어. 나도 망가졌어."
근데 에리카를 내보내지도 못한다. 불쌍하니까.
학교에서 메러디스가 자살 시도한다. 손목을 긋는다. 살았다. 근데 정신이 망가졌다.
헨리가 병문안 간다. 메러디스가 누워있다. 멍한 눈으로.
헨리가 말한다. 에드가 앨런 포의 시를 읽어준다. "Fall of the House of Usher." 죽음에 관한 시.
메러디스가 듣는다. 눈물 흘린다.
에이드리언 브로디의 얼굴
브로디 연기가... 대단하다.
표정이 거의 없다. 무표정하다. 근데 그 안에 뭔가 있다. 고통, 슬픔, 절망.
눈빛만으로 연기한다. 지쳐있다. 살아있는지 죽었는지 애매하다.
목소리도 그렇다. 낮고, 조용하다. 감정을 안 섞는다. 근데 그게 더 슬프다.
수업 장면이 인상적이다. 학생들이 난장판을 친다. 헨리는 담담하게 가르친다. "에드가 앨런 포는..." 아무도 안 듣는다. 근데 계속 말한다.
왜? 포기 안 하려고. 교사니까. 임시지만.
한 학생이 헨리를 때린다. 주먹으로. 헨리가 쓰러진다. 일어난다. 그 학생을 본다. 화내지 않는다.
"앉아." 조용히 말한다.
학생이 당황한다. 왜 안 화내? 왜 안 때려? 앉는다.
이 장면이... 뭔가 가슴 아팠다.
영화는 해결책을 안 준다.
메러디스는 회복 안 한다. 정신병원에 있다. 평생 그럴 거다.
에리카는 헨리를 떠난다. 복지시설로 간다. 거기서도 힘들 거다.
교장은 해고된다. 성적 안 올랐으니까. 집에서 운다. 혼자.
교사들은 여전히 지쳐있다. 내일도, 모레도 똑같을 거다.
헨리는 떠난다. 계약 끝났으니까. 다른 학교로 간다. 또 임시로.
끝이다.
희망? 없다. 변화? 없다. 그냥 계속된다. 이 지옥이.
토니 케이 감독은 <아메리칸 히스토리 X>를 만들었다. 그것도 폭력적이고 절망적인 영화였다. 근데 끝에 희망이 조금 있었다.
<디태치먼트>는 그것도 없다. 완전한 절망이다.
촬영 스타일도 독특하다. 핸드헬드, 흑백과 컬러 혼합, 빠른 편집. 불안하다. 관객도 불편하다. 의도한 거다.
다큐멘터리 인터뷰도 섞인다. 교사들이 카메라 앞에서 말한다. 얼마나 힘든지. 왜 교사가 됐는지, 왜 후회하는지.
이게 실제 교사들인지, 배우들인지 헷갈린다. 너무 진짜 같아서.
루시 리우, 제임스 캐런, 마샤 게이 하든. 다들 조연이지만 강렬하다. 각자 상처받은 교사들을 연기한다.
특히 마샤 게이 하든. 교장이 무너지는 장면. 혼자 사무실에 앉아서 운다. 아무도 없는데. 카메라만 있다.
그 장면이 오래 남았다.
미국 교육의 실패
이 영화는 미국 교육 시스템을 고발한다.
공립학교가 무너졌다. 예산 부족, 과밀 학급, 문제 학생. 교사들은 탈진한다. 번아웃.
학생들은 희생자다. 제대로 된 교육을 못 받는다. 미래가 없다.
근데 아무도 신경 안 쓴다. 정치인들은 말만 한다. 실질적인 도움은 없다.
한국도 비슷하다. 교사들이 힘들어한다. 학생들도 힘들어한다. 시스템은 안 바뀐다.
그래서 이 영화가 남의 일 같지 않다.
<디태치먼트>는 우울한 영화다. 정말로. 보고 나면 기분이 가라앉는다.
위로도 없고, 희망도 없다. 그냥 현실을 보여준다. 잔인하게.
추천하기 어렵다. 감당하기 힘든 영화니까.
근데 의미는 있다. 이런 이야기도 필요하다. 불편해도.
교사라면 공감할 거다. 학생이었다면 이해할 거다.
에이드리언 브로디가 아니었으면 안 됐을 영화다. 그의 얼굴이, 눈빛이 영화를 지탱한다.
제목처럼 거리를 두고 싶다. 이 영화와. 너무 아프니까.
근데 잊히지 않는다. 헨리의 얼굴이, 메러디스의 눈물이, 에리카의 외로움이.
교육이 무너지면 사회가 무너진다. 이 영화는 그걸 보여준다.
답은 안 준다. 그냥 문제를 제시한다.
우리가 답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