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네버 렛 미 고 - 차갑고 서정적인 디스토피아

by lazypenguinclub 2025. 8. 30.
반응형

 

네버 렛 미 고

2010년 마크 로마네크 감독 작품이다. 캐리 멀리건, 앤드류 가필드, 키이라 나이틀리가 나온다. 가즈오 이시구로 소설이 원작이다.

디스토피아 영화다. 근데 조용하다. 액션 없고, 폭력도 거의 없고. 그냥 슬프다.

헤일셤이라는 기숙학교가 있다. 영국 시골에. 아이들이 그림 그리고, 글 쓰고, 뛰어논다. 평범해 보인다.

근데 아니다.

아이들이 복제 인간이다. 장기 기증을 위해 태어났다. 성인 되면 기증 시작한다. 몇 번 하고 나면 죽는다.

"완수(Complete)"라고 부른다. 죽음을.

캐시(캐리 멀리건), 토미(앤드류 가필드), 루스(키이라 나이틀리). 세 친구다.

토미는 그림을 못 그린다. 다른 아이들이 놀린다. 화낸다. 캐시가 위로한다.

루스는 인기 많다. 자신감 있다. 토미를 좋아한다. 사귄다.

캐시도 토미를 좋아한다. 근데 말 안 한다. 친구니까.

루시 선생(샐리 호킨스)이 진실을 말해준다. "너희는 특별해. 특별한 목적이 있어. 너희는 장기를 제공할 거야."

아이들이 충격받는다. 몰랐던 건 아니다. 어렴풋이 알았다. 근데 직접 들으니까 다르다.

루시 선생은 해고된다. 진실 말해서.

헤일셤 교장(샬롯 램플링)이 말한다. "우리는 너희가 영혼이 있다는 걸 증명하려고 했어. 그림과 글로. 근데... 세상은 관심 없어."

잔인한 말이다. 영혼 있어도 소용없다는 거.

시간이 흐른다. 아이들이 성인 된다. 헤일셤을 떠난다.

코티지라는 곳으로 간다. 기증 전 임시 거주지. 자유롭다. 나갈 수도 있다.

근데 도망 안 간다. 왜? 갈 곳이 없다. 세상이 그들을 받아주지 않는다.

루스와 토미가 여전히 사귄다. 캐시는 옆에서 본다. 아프다.

루스가 안다. 캐시가 토미 좋아한다는 거. 질투한다. 고의로 둘을 멀어지게 만든다.

캐시가 떠난다. 간호사(Carer)가 된다. 기증자들을 돌보는 역할.

토미와 루스는 함께 있다. 근데 행복하지 않다. 루스가 알아. 토미가 진짜 좋아하는 건 캐시라는 걸.

기증이 시작된다

루스가 첫 기증을 한다. 두 번째도. 몸이 망가진다. 죽어간다.

토미와 캐시를 부른다. 마지막으로.

"미안해. 너희 둘 갈라놓아서. 나 때문이었어."

토미한테 종이를 준다. 헤일셤 교장 주소.

"가봐. 유예(Deferral)를 신청해. 진짜 사랑하면 기증을 미룰 수 있대."

루스가 죽는다. 완수.

토미와 캐시가 함께 한다. 드디어. 10년 만에.

사랑한다. 늦었지만.

유예를 신청하러 간다. 교장한테. 희망을 가지고.

교장이 말한다. "유예 같은 건 없어. 소문일 뿐이야."

"그림을 모은 건 영혼을 증명하려고였어. 너희도 감정이 있다는 걸. 근데... 세상은 신경 안 썼어. 장기가 필요했을 뿐이야."

"미안해."

토미와 캐시가 무너진다. 돌아온다. 차에서.

토미가 소리 지른다. 들판에서. 울부짖는다. 분노, 슬픔, 절망. 다 섞여서.

캐시가 본다. 아무것도 못 한다.

토미가 기증한다. 한 번, 두 번. 몸이 약해진다.

네 번째 기증이 예정된다. 살 수 없다. 완수될 거다.

캐시가 간호한다. 마지막까지. 손 잡아준다.

토미가 죽는다.

캐시 혼자 남는다.

캐시도 기증을 시작한다. 차례가 왔다.

영화가 끝난다. 캐시의 독백으로.

"우리 모두 결국 죽어요. 단지 우리는 그 시간을 알았을 뿐."

차가운 세계

이 영화는 보기 힘들다.

잔혹하다. 폭력은 없는데 잔혹하다. 시스템이 잔혹하다.

복제 인간들은 사랑하고, 꿈꾸고, 두려워한다. 진짜 인간과 똑같다.

근데 사회는 그들을 인간으로 안 본다. 장기 공급원일 뿐.

영화는 묻는다. 인간이란 뭔가? 영혼이 뭔가?

복제 인간들도 영혼 있다. 그림 그리고, 사랑하고, 슬퍼한다.

근데 그게 중요한가? 시스템은 신경 안 쓴다.

필요한 건 장기다. 감정은 불필요하다.

영화는 구원을 안 준다. 희망도 없다. 토미와 캐시가 사랑해도 소용없다. 결국 죽는다.

현실이 그렇다. 제도가 개인을 짓밟는다.

영화가 조용하다. 음악도 조용하고, 색감도 흐릿하다. 영국 시골 풍경. 비 오는 날 같다.

액션 없다. 탈출 시도도 없다. 저항도 없다.

왜? 어디로 도망가나. 받아줄 곳이 없다.

체념한 거다. 운명을 받아들인다.

그게 더 슬프다.

캐리 멀리건 연기가 정말 좋다. 캐시가 모든 걸 참는다. 표정으로 다 보여준다. 사랑, 질투, 체념.

마지막 독백 장면. 눈물 없이 말한다. 담담하게. 근데 그게 더 슬프다.

앤드류 가필드도 좋았다. 토미가 순수하다. 화내지만 착하다. 들판에서 소리 지르는 장면. 심장이 아팠다.

키이라 나이틀리는 루스를 복잡하게 만들었다. 질투하지만 후회한다. 이기적이지만 결국 친구를 돕는다.

샬롯 램플링은 짧게 나오지만 강렬하다. 교장이 냉정하다. 근데 슬프기도 하다. 그녀도 시스템 안에 갇혔다.

원작과의 차이

소설이 더 좋다고 한다. 안 읽어봤지만.

영화는 시각적이다. 풍경, 얼굴, 분위기. 그걸로 말한다.

소설은 내면을 더 깊이 파고든다고.

영화가 느리다. 정말 느리다. 어떤 사람한테는 지루할 수도.

극적인 장면 없다. 그냥 일상이다. 슬픈 일상.

근데 그게 포인트다. 비극이 일상이 된 세계.

이 영화 보고 우울해진다. 당연하다. 희망이 없으니까.

근데 생각하게 된다. 인간의 가치란 뭔가. 누가 결정하나.

장기 이식 문제도 생각하게 된다. 윤리적으로.

복제 인간은 SF지만, 현실과 멀지 않다. 사회가 사람을 도구로 보는 일. 흔하다.

<네버 렛 미 고>는 쉬운 영화가 아니다. 재밌지도 않다.

근데 의미 있다.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추천하기 어렵다. 우울증 있으면 보지 마라. 더 우울해진다.

근데 생각하고 싶다면, 철학적인 영화 좋아한다면 볼 만하다.

캐리 멀리건 팬이라면 꼭 봐야 한다. 그녀의 최고 연기 중 하나다.

영화 제목이 "Never Let Me Go"다. 날 놓지 마.

누구한테 하는 말일까? 사랑하는 사람한테? 삶한테?

아니면 인간성한테?

영화는 답 안 준다. 생각하라고 한다.

오래 남는 영화다. 보고 나서 계속 생각하게 된다.

슬프지만 아름답기도 하다. 그들의 사랑이, 우정이.

짧은 삶이었지만 의미 있었다. 서로 사랑했으니까.

그게 위로일까? 모르겠다.

근데 그게 전부다. 우리한테도.

결국 다 죽는다. 시간 문제일 뿐.

중요한 건 그 사이에 뭘 하느냐. 누구와 함께하느냐.

<네버 렛 미 고>는 그걸 말한다.

조용히, 슬프게.

반응형